0.2년차 따끈따끈한 신입 개발자의 2021 회고

개발자 회고라고 하기엔 남들처럼 대단하게 해낸 일은 없어서 좀 쓸까말까 고민도 했지만,

나를 기준으로 두고 봤을 때는 정말 많이 성장한 한 해라고 생각해서 일단 써보기로 했다.

---

 

1. 그럴싸한 첫 웹프로젝트

(그땐 그렇게 생각했었찌)

https://github.com/mangdo/ShoppingMall

  무려 2020년 12월 20일부터 2021년 4월 6일까지, 4개월 동안 했던 프로젝트였다. 왜 그렇게 오래걸렸냐하면 빠르게 완성하는게 목표가 아니고 공부하면서 차근차근 적용해보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이다. (+ 엄청난 삽질..) 이때는 프론트와 백으로 나누지 않고 기능 단위로 나눴었다. 당시에 내가 상품, 결제 확인, 리뷰-답글, 카카오페이 결제등을 담당했었다. 위에 보는 페이지도 내가 만든 파트 중 일부다. 당시에는 열심히 하긴 했는데 부족한 부분이 정말 많았었다. 대표적으로 두가지를 꼽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첫번째로는 두명이서 같이 만들긴 했지만, 협업은 없었다는 점이다. 서로 같이 코드에 대해 고민을 해본다던가 설계를 함께 고민해본다던가 그런 과정이 없었다. 그냥 맡은 부분을 혼자 고민하고 혼자 개발했었다. 두번째로는 돌아만가는 코드라는 점이다. 지금보면 '그냥 아주 지마음대로 짰구나..' 라는 말밖에 안나온다.

첫 웹프로젝트 요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얻은 점도 많았다. 대표적으로는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공부다. 프로젝트를 하다보니 내가 데이터베이스에 대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게되었다. 설계에서도, 쿼리를 작성하는 면에서도 부족한 점이 많아서 하던 프로젝트를 멈추고 DB공부를 하러갔었다. 그냥 공부를 한다고하면 흐지부지 될 것같아서 <SQLD 자격증 따기>라는 목표를 설정했었다. 단순히 자격증 따기가 아니라 공부하는 것에 있었기 때문에 진짜 책에 있는 세세한 내용까지 공부했었고 높은 성적으로 SQLD를 취득할 수 있었다. 배운 DB 내용을 실제 웹 프로젝트에도 적용시켜서 첫 웹프로젝트 치고는 꽤 복잡한 DB ERD였다.

나름대로 열심히한 흔적들..

 

2. 기록의 생활화 (티스토리, github)

4월달만해도 나만보는 블로그였는데 이제는 꽤나 많은 사람들이 보는 블로그가 되었다

  티스토리의 첫시작은 정말 내가 보려고 시작했었다. 그런데 하다보니 슬럼프를 극복하는 나만의 방법까지 되었다.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지만, 어떤 성과로 눈앞에 나오지는 않았었던 시기가 있었다. 그렇게 의지가 점점 약해질때 티스토리에 쌓이는 포스팅 하나, github에 쌓이는 잔디 하나가 모이는 모습을 보면서 '아 그래도 내가 무언가를 하고있긴 한가보다.' 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잡고 꾸준히 공부할 수 있었다. 지금은 노션으로 갈아타기도 했고 회사생활이 너무 바빠서 티스토리가 시들시들 했지만 또 꾸준하게 올려야겠다:)

1일 1커밋까지는 아니지만 꾸준하게 하려고 노력했었다

 

3. 부트캠프

https://github.com/Team-PandaN/Team-PandaN-Back, 부트캠프 마지막 프로젝트

본래 목표였던 spring을 사용했고, git으로 협업하고, AWS로 배포까지해서 그럴싸한 결과물을 완성시킬 수는 있었지만, 아직도 의문은 남았었다. 내가 진짜 spring이란 프레임워크를 제대로 쓴걸까? Git으로 협업을 이렇게 하는게 맞는걸까?
 
 그러던 중 항해99 모집글을 보게되었다. 다른 부트캠프들과 다르게 항해 프로그램은 팀 프로젝트 위주로 이루어져있었고 내가 더 공부하고 싶은 Spring프레임워크를 주특기로 선택하여 팀프로젝트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함께 고민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생긴다는 것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그동안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상황이 맞는, 마음이 맞는 사람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였다. 무엇보다도 시간이 오래걸렸었다. 항해99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면, 한 프로젝트에 몰두해서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갈 팀원과 멘토가 생긴다는 것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 2021.06.05 - [항해99] - [WIL 0] 항해 준비 중 일부

   아 아무래도 생각해도 이것보다 잘은 못쓰겠다. 저 생각으로 부트 캠프, 항해99를 수강하게되었다. 부트 캠프를 진행하는 동안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본받고 싶은 사람들, 오래보고 싶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다. 그리고 부트 캠프 기간동안 정말 내가 원했던 것처럼 팀원들과, 더 나아가서는 부트캠프에 있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고민하며 더 나은 방안을 찾아갔다.

  특히 마지막 프로젝트가 가장 많이 기억에 남는다. 팀에서 맨날 낮이고 새벽이고 치열하게 토론했었는데 새벽 6시 7시까지 있었던 날들도 많았다. 웃긴게 그때는 그게 그렇게 힘든지도 몰랐다. 그냥 재밌었다. 이런 팀원들을 만나게 되서 행운이라고 생각했었다. 

 

세상 열심히했던 코드리뷰와 이슈에서의 토론들,,,

  아 그리고 협업에 대해서도 배웠다. 프론트엔드 개발자와 백엔드 개발자와의 소통뿐만아니라, 백엔드 개발자 내에서의 협업을 배웠다. 개인적으로 코드는 흐름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그 흐름을 전체적으로는 함께 맞춰가면서도, 때로는 다른 사람의 코드 스타일을 존중했었다. 사실 이게 모두 정말 그만큼 같이 고민하고 토론한 시간이 있었기때문에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고 맞춰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4. 첫 회사 

흐릿하게 보이는 내 하루 원동력 간식바^ㅡ^ 씬난당

  너무 감사하게도 내가 취업 준비할때 제일 가고 싶었던 회사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회사 면접볼때는 지원동기랍시고 거창하게 뭔가 있었던 것 같은데 그냥 제일 재밌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만들고 싶은 서비스였다. 이 서비스라면 내가 밤낮가리지않고 열정적으로 만들어내려고 하지않을까 싶었다. 

  원래 회사들어가더라도 항상 사이드프로젝트는 해야지^^했는데 진짜 생각도 안난다. 회사에서 정말 내가 해보고 싶었던 온갖 경험들을 해보는 중이다. Kotlin, Node.js, ElasticSearch, docker와 함께 수많은 트래픽과 글로벌 서비스여서 생기는 언어 문제, 계속 추가되는 신규기능들.. 호호 매일이 새롭다 정말

 

 

5. 취미 만들기중..

 그동안 시간이 없다, 돈이 없다, 등등 많은 핑계로 미뤄왔던 취미를 찾는 일을 하고 있다. 클라이밍, 보드, 스쿼시, 와인 등등 다양하게 배워보고 있다. 여러가지 시도해보다보면 하나는 찾겠지?

 

 

---

마무리

  면접보러 다닐 때 어느 회사던 꼭 받는 질문이 있었다.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으세요?"

초반에 봤던 면접에서는 어떻게 답했는지 잘 기억이 안나는데, 마지막 쯤에 봤던 면접에서 이렇게 답변했었다. 남들한테 욕먹지 않는 코드를 짜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라고. 

 지금 회사에서도 나름 실천하려고 노력 중이다. 솔직히 지금 당장 퀄리티가 좋은 코드, 최적의 설계를 뽑아내지는 못할 수 있다. 대신에 지금의 문제 상황과 선택한 해결방법에 대한 이유들을 열심히 기록으로 남기려고 있다. 나중에 시간이 흘러 다른 개발자가 들어오고 내 코드가 레거시취급을 받을 때, 읽고 "아 그땐 이게 최선이였구나.. 이사람도 나름 열심히 해보려고 했었구나"를 알아줬으면 좋겠다. 흑흑 이 얘기를 마무리에 왜 쓰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해동안 고생 많았고, 내년에는 내가 내 코드를 보고 속상해하는 순간들이 적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