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 개발자의 2022년 회고

2021년 회고 보러가기
https://doing7.tistory.com/152

1. LINER 일주년

첫 입사날에 설레어했던 것이 엊그제같은데 어느새 1년 3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나게되었다. 그 시간동안 LINER에서 잊을 수 없는, 재미있는 시간들을 보냈다. 워낙 배운게 많아서 조금 정리해보려고 한다.

# 어떻게 지식을 빠르게 습득하고 적용해야하는가를 배웠다.
Java-Spring-MySQL-AWS 정도밖에 모르던 내가 Kotlin-Ktor-ElasticSearch-MongoDB-Bigquery-Pub/Sub-GCP 기술적으로 여러 경험을 해볼 수 있었다. 뿐만아니라 FCM 푸시, 이메일, Stripe 결제, iOS 인앱 결제같은 기능들을 처음 구현해보고 배울 수 있었다. 기술 자체들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지만, 사실 가장 크게 배운 것은 새로운 지식을 어떻게 빠르게 습득하고 적용해야하는가라고 생각한다.

# 현업에서의 장애에 대해서 배웠다.
현업에서는 어떤식으로 코드들이 동작하고, 실제 유저들이 사용하게 되면 어떤 장애들이 발생하고, 이를 어떻게 고쳐가야하는지,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또 어떻게 성능을 튜닝해가야하는지를 배울 수 있었다. 덧붙여서 에러, 장애 모니터링하는 방법도 배울 수 있었다.

# 다른 백엔드 개발자들과 협업하는 방법에 대해서 배웠다.
LINER에는 총 3명의 백엔드 엔지니어가 있었다. 백엔드 개발자 사이에서 일을 어떻게 분담하고, 어떻게 서로 싱크를 맞춰가야하는지, 배움 공유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배울 수 있었다. 또 코드리뷰와 페어 프로그래밍문화를 경험해보았다.

# “스타트업”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다.
스타트업의 도전 정신, 빠른 실행력, 피드백 문화를 경험해 볼 수 있었다. 스타트업의 빠른 실행력을 뒷받침해야 할 백엔드 개발자로써 자주 변화하고, 완벽보다 유연성이 있는 기획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할 지도 배울 수 있었다. 또 내가 있었던 LINER에서는 일년동안 기능 조직 → 목적 조직 → 기능 조직으로 변화했었는데, 기능 조직과 목적 조직에서의 일하는 방식과 장단점도 배울 수 있었다.

# 하나의 프로덕트를 만드는 메이커로써도 배울 수 있었다.
백엔드 기술적인 것들 뿐만아니라 하나의 프로덕트를 만드는 메이커로써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한 프로젝트의 유일한 백엔드 엔지니어로 들어가서 프론트엔드 개발자, 디자이너, 데이터 분석가, 기획자(PO)와 긴밀하게 일하며 “최소 구현기능 스코프 정의-일정 산정-개발 킥오프-API 설계-DB 설계-구현-데이터 분석을 위한 이벤트 로깅-QA-배포-장애대응-회고” 전반적인 과정에 참여했다. 또 이번년도 4분기에는 백로그 아이디어 제안, 마케팅 컨텐츠 기획(UXW)과 프로젝트 플래너로써 프로젝트를 이끌면서 목표 지표와 롤백 지표 설정, 전반적인 일정 관리, third party API 필요 예산 계산, 관련 법률 확인등 더 다양한 일을 하기도 했다.

#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한 회사로써 배운 것도 많았다.
현재 나의 문제 상황을 설명하면서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 상대방을 존중해주면서도 나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방법, 인사말의 중요성, 좋은 피드백을 주고 요청하는 방법까지 일 잘하시는 팀원들을 보면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마지막으론 LINER 생활 자체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것 같다. 만우절 기념 교복입고 했던 라이너 데이, 시리즈 B 투자 유치 기념으로 크게 열었던 그랜드 라이너 데이, 생일 파티 등 함께 해서 의미있었고 재밌었던 순간들이 많았다. 일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배울 것이 많던 팀원들과 함께해서 즐거웠다. 솔직히 올해 초중순에는 힘들었던 순간도 많았었지만, 함께 열심히해갔던 팀원들 덕분에 “즐거웠다”로 회상할 수 있는 것 같다.

1-2. 엔지니어링 세미나

세미나 발표 & 팀원분들의 감사 슬랙 메시지💙

일년동안 LINER에서 백엔드개발자로 일하면서 내가 생각하는 4번의 실패(까진 아니지만 후회되는) 사례와 얻어걸린 한번의 성공 사례를 공유하며, “빠르게 변화하는 스타트업에서 백엔드 개발자로 살아남기”로 발표를 했었다. 발표 내용은 나중에 블로그 글에도 정리해서 올릴예정이지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발표는 일년전 입사 면접 질문이였던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으신가요?”에서 부터 시작되었다. 내 일년전 대답은 “남들에게 욕먹지 않는 좋은 코드를 짜는 개발자”였다.
나는 내가 맡은 기능을 구현하는데 있어서 완벽하게 이해하고 설계하고 개발하고 싶었다. 또 당시에는 그렇다고 생각했지만, 뒤돌아서서 생각해보면 아니였고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프로덕트의 미래는 아무도 모르고 아무도 단언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해당 기능을 만들었던 나도, 해당 기능을 기획했던 기획자도, LINER에 있는 그 누구도, 이 기능이 앞으로 어떻게 쓰이고 발전할 것인가는 알 수 없는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적정한 아키텍처, 솔루션을 선택하고, 그뒤에 고쳐나가는 것을 두려워하지말아야하는구나. 이것이 제가 라이너에서 있는 일년동안 가장 고민했었고, 느꼈던 부분이였습니다." - 발표 중 일부분

2. 첫 휴가, 나홀로 여행

첫 휴가, 나홀로 여행 (in 강릉)

20살 때부터 막연한 로망중에 "혼자서 여행 해보기"가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해보게 되었다. 아무래도 혼자 여행을 하다보니 온전히 나한테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주변 친구 중에는 액티비티를 좋아하는 사람이 없어서 도전을 못해보고 있었던, 서핑에도 도전해봤다. 심지어 나름 잘했다. 이날 하루종일 서핑했었는데 오랜만에 물에 들어간지라 너무 신나게 했었다.
강릉에서도 시외쪽을 가서, 버스 간격이 길고 막차시간도 6시인 적도 있었다. 그래서 버스 정류장에 앉아서 무작정 한시간씩 기다리기도 했고, 막차를 놓쳐서 시내까지 한시간 반이 넘는 시간 동안 걸어가기도 했다. 근데 이 순간들조차도 강릉스럽다고 생각해서 여행온 것 같고 기분 좋았다. 숙소를 일부로 책이 있는 숙소로 잡았었는데, 하루 일과가 끝나고 잠깐씩 차분히 책을 읽는 것 조차 좋았다.
혼자 여행 가서 심심하지 않을까 고민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혼자 여행오다보니 오히려 주변에서 말을 걸어주시는 경우가 많았다. 옆 방 숙소 쓰시는 분, 서핑 수업을 같이 들었던 분, 우연히 들렸던 기념품 가게 사장님등등 사진도 찍어주시고 밥도 같이 먹으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덕분에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3.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여행

가족끼리 군산 여행 중 찍은 가족 사진, 제주도에서 큰맘먹고 빌린 갬성 숙소

코로나 핑계로 미뤄왔었던 가족여행과 친구와의 여행을 다녀왔다. 나에게 있어 소중한 사람들과 오랜만에 많이 이야기를 하면서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

4. 새로운 경험들

# 베이킹

원래부터 빵을 너무 좋아했는데, 단순히 먹는 것을 넘어서 원데이 클래스 수업으로 베이킹을 배우게 되었다. 회사 사람들에게 만들어서 하나씩 드렸었는데 다들 맛있다고 해주셔서 뿌듯하고 기분 좋았었던 경험이였다^ㅡ^ 만드는 자체도 재밌지만, 주변사람들한테 나눠줄 때가 제일 즐거웠던 것 같다. 앞으로 시간날때마다 도전해봐야겠다.

# 도민의 출퇴근

초지는 과천역에서 14전ㅜ (대충 40분뒤 지하철 도착 예정)

올해부터 과천으로 이사오게 되어 경기도민이 되었다. 동시에 도민의 험난한 출퇴근이 시작되었다. 심지어 4호선밖에 오지 않는 과천역에 사는 나는 (시위+파업)의 여파로 40분이면 갈 거리를 거의 2시간에 걸쳐 출근한적도 있었다. 이젠 나름대로 지하철을 버리고 버스정류장으로 뛰가야하는 순간에 대한 직감과 20분정도의 연착은 당연하게 생각하는 여유로운 도민의 마인드를 가지게 되었다.

# 첫 주식

망함 주륵..

# 운동 - 필라테스

팀원분들과 함께 그룹 필라테스 레슨을 11개월 정도 다녔다. 확실히 같이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오랫동안 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다만 레슨 시간이 5시다보니 일하다가 못가는 경우가 많았다. 또 필라테스가 자세 교정으로써는 좋았지만 운동으로써는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운동 - 러닝

주말에는 매일, 평일에는 아주 가끔씩 아침 운동으로 러닝을 하고 출근했다. 출근이 11시다보니 조금만 빠르게 움직이면 운동을 하고 갈 수 있었다. 필라테스랑은 다르게 러닝이 더 활동적으로 움직이고, 잡생각이 날라가면서 그자체로 스트레스도 풀리는 효과가 있어서 요즘 시작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필테보단 잘 맞는 느낌?!

# 다양해진 음식 스코프

한식만 주로 먹었었는데, 회사에서 이슬람교인 팀원분이랑 같이 점심을 먹으면서 음식 스코프가 넓어졌다. 우선 절대 돈주고 사먹을 수 없다.. 라고 생각했었던 샐로드와 포케를 먹게되었다, 더불어서 여러 할랄 음식도 먹어보게 되었다. 생각보다 모두 괜찮아서 앞으로도 자주 먹을 것 같다.

# 소주가 아닌 다양한 술

와인, 막걸리, 사케

평소 가성비있게 취해야한다고 소주를 고집했었지만, 더이상 가성비를 따지지 않아도 괜찮아진 직장인으로써 여러 술을 경험해 보았다. 특히 와인은 다양한 종류로 마셔봤었다. 회사에서 돔페리뇽같은 비싼 와인도 마셔봤지만, 솔직히 가격에 따라서 차이는 못느끼겠고 굳이 고르자면 포트 와인보다는 화이트 와인을, 화이트 와인보다는 레드 와인이 잘 맞았다. 막걸리랑 양주랑 사케도 여러번 시도해봤었는데, 사케가 제일 맛있었다. 무엇보다 잔이 너무 예쁨. 역시 술은 잔이지

5. 기록화

# 블로그 & 문서화 (in 회사)

내가 나보려고 만들었던 블로그가 이젠 누적방문자수 20만명을 돌파했다. 가끔씩 감사하다는 댓글이 올라오면 기분이 좋아지곤 한다. 사내에서도 문서화를 많이 담당했었고, 문서화라고 하면 나를 먼저 떠올려주시기도 했다. 회사에서 문서를 자주 썼던 이유는 사실 진짜 글을 좋아해서나, 해야한다라는 생각으로 한 것은 아니였다. 단순히 내가 처음 회사에 들어왔을 때 적응하기가 힘들어서, 내 뒷사람은 나보다 덜 힘들길 바라는 마음에 하나둘씩 문서로 남기기 시작했었다. 시작은 DB 문서화 API 문서화였고, 이후에는 백엔드 설계 디자인 문서, 스터디 문서화등등으로 이어졌다.

# 다꾸

새로 생긴 취미인데 꽤 재미있어서 요즘에도 가끔하고 있다. 일상을 올리는 용도로 네이버 블로그 블챌도 참여했었다ㅋㅋㅋ

6. 코로나

목소리도 안나오고 방에서도 나올 수 없어서 카톡으로 외치는중..

나는 안걸릴 줄 알았다. 코로나는 사실상 이미 다 끝났고 나는 전염병에서 살아남은 슈퍼 DNA라고 생각했었다. 역시 인생은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덕분에 진정한 솔로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무려 10일전부터 예매한 아바타 영화도 포기해야만 했다ㅜㅜ 한참 아팠을때는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열이 났었고, 꽤 오랫동안 목소리가 안나왔었다.

7. 그리고 퇴사

회사에서 받은 케이크!! 너무 감사합니다💙

12월 30일을 마지막으로 1년 3개월의 LINER 생활을 마무리짓게 되었다.(서류상으론 1월 중순 퇴사!) 결정하기 전까지 나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었고 감사하게도 주변 많은 분들이 조언도 해주셨었다. 고민끝에 새로운 도전을 하기위해 퇴사를 결심하게 되었다. 서투르고 부족함이 많았던 나를 항상 예쁘게 봐주시고 가르쳐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했고, LINER에서 일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